국립부경대학교 | 박물관

조사·학술활동
부산 송정동 유적

 이 유적은 부산시 해운대구 송정동(釜山市 海雲臺區 松亭洞)의 곽걸산 동쪽 사면에 삼국시대 고분군과 통일신라시대의 생활유적, 근대의 논경작지(水田)가 함께 분포하고 있는 복합 유적입니다.

 

 우리 대학교 박물관에서는 이 지역에 육군종합훈련장이 건립됨에 따라 유적이 소멸될 위기에 처하자 2002년에 발굴조사를 실시하여 각 시기의 유구에 대한 성격을 파악하고 유물을 수습하였습니다우선 곽걸산의 동쪽 구릉 사면에서 총 17기의 삼국시대 무덤이 확인되었는데, 구조는 수혈식석곽묘(竪穴式石槨墓)가 다수이며 이외에 목곽묘(木槨墓), 옹관묘(甕棺墓) 등도 있습니다. 규모는 모두 소형급으로 무덤 수도 적어서 당시 이 지역에서 생활하던 피지배계층의 무덤으로 생각됩니다.

 

 고분군의 아래쪽 평지에는 하천이 흐르고 그 주변으로 건물지와 집자리, 우물, 기둥구멍 등 생활시설과 관련된 각종 유구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중 특히 건물지는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으나 잔존 길이 19미터에 이르는 대형급으로서 상부에서 많은 기와와 막새 등이 출토되었습니다. 주거지, 우물, 기둥구멍 등 다른 유구들은 그 주변으로 배치되어 있는 점으로 미루어 이 건물지가 이곳에서 확인된 생활 유구들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건물지의 성격은 기와와 막새의 존재, 그리고 절을 의미하는 ()’가 쓰여져 있는 토기의 출토예로 미루어 절과 깊이 연관을 가진 시설로 보이지만 초석(礎石)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유구들의 시기는 출토유물로 보아 구릉의 무덤보다는 늦은 통일신라시대에 해당합니다.

 

 한편, 이들을 덮고 있는 상층(上層)의 논경작지는 비교적 근대에 조성된 것으로서 무덤과 생활 유구들이 폐기되고 난 뒤 오랫동안 이 지역에 사람들이 생활하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